메종디탈리 본식스냅 — 모던한 공간과 빛의 하루

메종디탈리 본식스냅 — 모던한 공간과 빛의 하루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도착했습니다.
일반적인 웨딩홀이 아닌 만큼, 구석구석 공간을 더 눈에 담고 싶었거든요.

모던하고 절제된 공간이었는데, 창이 많고 날씨까지 좋아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사진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직선이 많은 건물에서 빛의 방향에 따라 드리워지는 그림자와 빛을 이용해 뭔가 다른 걸 찍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찰나, 신부님이 도착하자마자 야외 촬영을 시작해야 한다고 해서 서둘러 움직였습니다.

오후 2시쯤, 해가 아직 높이 떠 있는 시간이라 야외 촬영이 쉽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미리 봐둔 포인트들을 찾아가며 빛을 피해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누가 봐도 포인트인 장소들은 대부분 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시간이기도 했어요.
뜨거운 태양 아래 신랑님이 땀을 흘리고 계셔서, 여유 있게 촬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거든요.

야외 촬영을 마치고 긴 리허설을 지나, 별도 건물에 있는 신부대기실로 올라갔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예쁜 공간이었는데, 3층 높이의 건물 하나를 온전히 신부대기실로만 쓴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슬쩍 이유가 궁금해지기도 했어요.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이런저런 오브제를 채워 넣기보다 공간 자체에 집중한 느낌이 좋았습니다.
다만 조도가 낮은 편이라, 흐린 날에는 꽤 어두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창이 많은 공간은 야외가 아니더라도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날씨 하나로 분위기 자체가 달라지는 만큼, 베뉴를 선택하실 때 꼭 고려하시길 권해드려요.
별도 조명을 설치하면 좋겠지만, 순간광은 현장의 분위기를 통째로 바꿔놓기 때문에 항상 망설여집니다. 사진을 위한 사진이 아니라, 그 공간을 있는 그대로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을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거든요.

예식홀 천장을 가득 채운 꽃 장식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양쪽에서 자연광이 부드럽게 들어와 조명이 크게 개입하지 않아도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다만 거울처럼 반사되는 버진로드가 일부 조명을 얼굴 쪽으로 반사시켜 불편한 빛을 만들어내는 건 신경이 쓰였습니다. 맑은 날이라 그나마 덜했지만, 흐린 날에는 꽤 불편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이런 부분은 촬영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고 촬영하는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념 촬영 때 저는 원래 별도 조명을 쓰고 카메라 핫슈 플래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편인데, 이날은 부득이하게 써야 했습니다.
천장 장식 때문에 조명을 높이 올릴 수 없었고, 전면 유리에 조명이 크게 반사되는 문제가 있었거든요. 플래시를 아주 약하게 설정해 그림자 부분에만 살짝 빛이 들어가도록 하고, 기본 노출을 충분히 주는 방식으로 촬영했습니다.

예식이 끝날 무렵, 노을빛이 홀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마지막까지 좋은 빛과 함께 촬영을 잘 마무리했어요.

좋은 베뉴에서 촬영할 수 있어서 기뻤고, 멋진 두 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메종디탈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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